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빌드업(build-up)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 올리다는 뜻으로 현대 축구에서는 골을 넣기까지 골키퍼를 포함한 필드 위 모든 선수가 하나하나 쌓아 올려 가는 패스웍 과정을 의미합니다. 빌드업을 통하여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하며 골을 넣기까지 나아가는 유기적으로 공격 전개를 해나갈 수 있습니다. 빌드업이 무엇이며 현대 축구에서 핵심이라고 불리는 이유까지 알아보겠습니다.
빌드업 뜻
빌드업(build-up)은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올리다는 의미입니다. 한 가지 의도를 가진 장면을 향하여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래는 건축에서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최근에는 빌드업을 여러 분야에서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복선을 깔아 두고 의도한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 개그에서 하나의 결정적 웃음 포인트를 만들기 위하여 사전에 밑밥을 깔아 두는 과정 이러한 과정을 모두 빌드업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축구에서의 빌드업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밑밥을 까는 패스웍들을 모두 빌드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쉽게 오해하는 것이 빌드업을 점유율을 높여가는 패스 위주의 축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빌드업은 골키퍼로부터 공격수까지 롱킥으로 연결하는 것도, 측면 크로스를 활용하여 공격수에게 공을 연결하는 것도 모두 빌드업입니다. 빌드업에 대하여 생각할 때 FC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와 같은 삼각형의 선수 배치를 통한 숏 패스웍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축구를 떠올리신다면 빌드업을 축소 해석한 것입니다. 빌드업은 현대축구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알아봅시다.
현대 축구에서 빌드업의 중요성
빌드업은 현대 축구에서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빌드업이 사실은 슈팅을 향하여 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라면, 과거의 축구나 현대의 축구나 모두 중요한 것일 텐데, 왜 현대 축구에서 빌드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바로 압박 때문입니다. 1990년대 이후 아라고 사키 감독(AC 밀란)의 압박 축구 이후로 공격수들의 전방 압박과 수비수들의 공격 참여가 활발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술은 2020년대까지 오면서 점점 고도화되어 오고 있습니다. 수비수부터 공격수까지 필드위 모든 선수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예전의 축구에서는 뛰어난 플레이 메이커를 보유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빌드업을 한 명의 뛰어난 플레이 메이커에게 전담시키는 전술입니다. 이러한 시대에는 플레이메이커가 탈압박한 뒤 전방의 공격수에게 질 좋은 패스, 이른바 킬 패스를 뿌리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었습니다. 이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지네딘 지단, 후안 로만 리켈메, 안드레아 피를로,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사비 알론소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하나의 킬 크로스를 센터라인부터 골라인 앞까지 뿌려준다는 의미에서 데이비드 베컴도 이와 같은 시기에 중용되던 선수였습니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대표로 볼 수 있는 '축구도사' 피를로 선수의 빌드업 장면을 살펴보겠습니다.
피를로 선수와 같이 탈압박 후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선수는 물론 현재의 축구에서도 굉장히 유용합니다. 다만 현재 축구에서는 단 한 명의 선수에게 빌드업을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필드위의 모든 선수가 빌드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이전의 축구와 현대축구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빌드업이 중요해진 이유는 바로 압박 축구 때문입니다. 압박 축구가 축구의 대세를 이루면서 탈압박 능력과 더불어 탈압박후 우리 편에게 패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공격수들도 상대 수비수들에게 압박을 가하게 되면서 수비수들에게도 탈압박 능력이 중요해졌으며 우리 편 미드필드에게 패스를 연결해 줄 수 있는 능력 역시 중요해졌습니다. 수비수들의 경우 공을 뺏기게 되면 실점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탈압박, 볼키핑, 패싱 능력이 수비수 본연의 수비 능력만큼이나 중요해지게 되었으며 수비수들부터 공격 전개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공격 전개 루트가 다양해지게 되며, 공격의 흐름과 볼 소유를 일관되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현대축구에서는 압박축구가 대세가 되면서 공격수들의 수비 능력이 중요해지는 만큼이나 수비수들의 빌드업 능력 역시 중요해졌고 필드 위의 모든 선수(골키퍼 포함)들이 빌드업에 참여하며 빌드업 전술이 중요해졌으며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패스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영상은 대한민국 대표인 김승규 골키퍼의 빌드업 장면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피를로의 빌드업 장면과 비교해서 보시면 현대축구에서 수비수, 그리고 골키퍼의 공격 전개가 중요해진 이유를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골키퍼가 공을 잡고 패스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공격수와 미드필드 라인에 틈이 발생하고 한국 미드필드들이 경기를 여유롭게 풀어나갈 수 있게 되는 장면입니다.
빌드업의 장점
현대 축구에서 빌드업이 잘 된다는 것은 필드 위의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패스웍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모든 선수들의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 즉 오프 더 볼 플레이가 중요해집니다. 내가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패스를 받으러 끊임없이 이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장점이 생길지 알아보겠습니다.
- 공격 전개 시의 수적 우위
필드위에 있는 선수는 모두 22명입니다. 한 팀에 11명씩 동일한 숫자의 선수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면적을 필드 전체가 아니라 필드에서 공이 움직이는 근처의 일부 영역으로 제한한다면 양 팀 선수 숫자의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패스 웍을 할 때 선수들이 공격수 수비수 등의 포지션에 관계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격 상황에서 상대 편 대비 수적 우위를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탈압박
빌드업을 위하여 내 주변에 항상 동료 선수가 있게 되기 때문에 패스를 통한 탈압박이 쉬워집니다.
- 볼 점유율 향상을 통한 경기 흐름 가져오기
탈압박이 잘되고 패스웍이 잘된다는 것은 공 점유율이 높아진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게 됩니다. 경기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해서 축구에서의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경기 흐름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 때 선수들이 준비한 플레이를 자신 있게 펼칠 수 있는 것은 자명합니다.
효율적인 빌드업을 위해서 필요한 능력
- 체력
효율적인 빌드업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체력입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오프 더 볼 움직임이 좋아야 합니다. 90분간 선수들이 계속 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압박축구를 강조하면서 선수들에게 지독한 체력훈련을 시킨 것이 그 예입니다. 압박축구의 대명사이자 창시자인 아라고 사키 감독 역시 체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 축구 빌드업의 대명사인 맨체스터 시티의 빌드업 장면을 보고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는 골키퍼와 수비수 간의 패스웍을 통하여 상대를 공격진영으로 끌어들인 뒤 역습을 하는 과정입니다.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과정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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